<시간의 변화 법칙>시간의 비밀, 천지일월의 변화법칙
<천지일월>시간의 비밀, 천지일월의 변화법칙
동양에서는 하늘이 인간세상의 흥망성쇠를 주관한다고 믿었습니다. 역대 왕조는 하늘의 뜻이 별들의 변화로 나타나며 나라의 안녕과 직결된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하루의 시간에 맞춰 생활하고, 일년 사계절에 따라 농사를 지어야 했던 인류에게 시간의 법칙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하늘의 움직임을 파악해서 백성들에게 농사지을 절기와 시간을 정확히 알려주는 일은 임금의 가장 중요한 책무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역법의 완성체라 할 수 있는 『칠성산七政算내편』과 『칠정산 외편』 … 왜 역법에 ‘칠정산’이란 이름이 붙여졌을까? … 원래 정치란 하늘의 뜻을 이땅 위에 실현하는 일이고, 따라서 하늘의 별들이 이세상의 정치현상을 반영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政’이 천체를 가리키는 뜻으로도 사용된 것이다.
_『달력과 권력』 181쪽, 이정모 지음, 부키, 2001
*본고에서 사용한 시간단위는 동양의 시간(1시간은120분, 1일은 12시간 등)을 사용했다.
시간의 발견
일정한 법칙으로 쉼 없이 흘러가고 있는 시간! 고대의 인류는 어떻게 시간의 비밀을 알아낸 것일까요?
천지일월이 만드는 시간의 변화법칙
易者(역자)는 曆也(역야)니 無曆(무역)이면 無聖(무성)이오 無聖(무성)이면 無易(무역)이라.
역은 책력冊曆을 말함이니 책력이 없으면 성인도 없고, 성인이 없으면 역도 없느니라. 『_정역「』대역서」
日月爲易(일월위역)이오 象陰陽也(상음양야)라
역은 일월의 합이며 음양을 본뜬 것이다. _『설문해자』
김일부 대성사는 『정역』에서 인간 역사의 바탕인 책력(달력)이 시간과 공간의 변화법칙인 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셨습니다.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스스로 그러함을 본받는다’(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는 『도덕경』의 구절처럼 사람은 달력을 기초로 하여 자연의 시간질서에 맞춰 역사를 전개시켜 왔습니다. 그리고 한자의 뜻을 설명한 『설문해자』에서는 ‘易은 日과 月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글자’라고 했습니다. 이는 인류가 해와 달의 변화에서 시공간의 변화법칙(자연섭리)을 파악하여 달력을 만들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曆象日月星辰(역상일월성신) 敬授人時(경수인시)
일월성신의 운행을 관측하게 하여 사람에게 농사의 때를 알려주게 하였다. 『_서경「』우서」<요전>
달력은 성인聖人들이 자연의 운행법칙에 따라 순환하는 천지일월의 변화법도를 밝혀놓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의 비밀을 알기 위해서는 천지일월의 변화법칙을 파악해야 합니다.
*“ 曆象日月星辰”이라는『 서경』의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천지일월에는 별(성신)도 포함된다. 성은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고, 신은 스스로 빛을 내지못하는 별이다.
천지일월은 다시 일체삼용一體三用의 법칙에 의해 체와 용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늘은 체가 되어 변화의 중심이 되고, 실제 변화는 지구를 중심으로 해와 달이 이루게 됩니다. 그러므로 시간을 결정짓는 요소에는 하루를 정해주는 지구의 자전, 한 달을 가르쳐주는 달의 공전, 한 해를 알려주는 지구의 공전이 있습니다. [표]
시간을 측정하는 자연계의 크로노미터(Chronometer)
[하루] 지구에 생명체가 생겨난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경험하고 있는 사건은 해가 동쪽 하늘에서 떠올라 서쪽 하늘로 지는 것입니다. 일출과 일몰은 지구가 축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바퀴를 자전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사건으로, 해뿐만 아니라 달과 별도 뜨고 지게 됩니다.
지구의 자전은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크로노미터(측시기測時機)라고 할 수 있다.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하루란 지구의 한 호흡이다Ein Tag ist ein Atemzug der Erdkugel!”라고 말했다. 『_달력과 권력』26쪽, 이정모 지음, 부키, 2001
[한 달] 인류가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기준으로 삼은 두 번째 크로노미터는 달(月)입니다. 달은 지구주위를 공전하고, 동시에 지구는 태양을 공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태양과 달의 위치에 따라 지구에서 보는 달의 모양이 달라지는데, 이것을 보고 때를 정할 수 있습니다. 그믐달로부터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 그믐달을 주기로 순환하는 한 달을 삭망월(29.53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말에서 시간의 단위인 ‘한 달’이 달(月)에서 유래한 것처럼, 영어의 month도 달을 뜻하는 moon과 어원이 같다.
[한 해]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에서는 인류가 동물의 뼈에 달의 모양과 위치의 변화를 기록한 2만 5천년 전의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인류는 문명시대에 이르기 훨씬 이전인 석기시대부터 태음력을 만들어 사용해온 것입니다. 그러나 열두 달로 구성된 태음력은 1년(태음년)의 길이가 일정하지만, 태양력의 1년(태양년)에 비해 뒤처지게 되어 계절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합니다.
태음년은 354.3671일이고, 태양년은 365.2422일이다. 이 때문에 태음년은 태양년에 비해 11.2422일 가량 모자란다. 그래서 태음력에 19년 동안 7번의 윤달을 넣어 1년을 열세 달로 함으로써 태양력과 맞추어 사용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태음태양력에서는 태양력에 기준한 24절기를 따로 표시하여 농사에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류는 시간을 측정하는 세 번째 크로노미터로 해(日)를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면 고대인들은 1년의 길이를 어떻게 측정했을까요? 그 방법은 해시계처럼 막대기(노몬gnomon)를 이용해 해의 그림자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노몬으로는 1년 중 해가 가장 긴 날(하지)에만 햇빛이 특정한 점을 지날 수 있게 만들어진 영국의 스톤헨지나,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고대 이집트에서 가져다 로마광장에 세워놓고 해시계로 사용한 오벨리스크(본래는 이집트에서 태양숭배의 상징으로 쓰임)가 있습니다. 한편 피라미드가 거대한 노몬 역할을 했던 고대 이집트에서는 1년이 365.25일보다 약간 짧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별이 뜨고 지는 것을 이용하기도 했다. 황도 12궁은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黃道의 12개 별자리를 사용한 것이고, 28수는 달(태음)이 지나가는 길인 백도白道의 28개 성수星宿를 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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